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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시티 뇌물의 이명박 대선 자금 전용 의혹을 조사해야
시사초점 <74>
김영규 메일보내기

지난 <시사초점>은 미국에서 광우병이 재발할 때 한국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중단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정부의 발표가 대국민 사기극임을 논증한 바 있다. (이것을 두고 당시 정운천 장관이 총대를 멨다고 하나 이것 또한 사기극이며 최종 책임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있다.) 지금도 이명박 정권은 당시 국민을 기만했던 책임을 회피한 채 기존의 한미 협약 상 아무런 실효성도 없는 조사단을 미국에 파견하는 등, 대중을 우롱하는 데 도가 튼 무책임한 작태만 보이고 있다. 그리하여 국민주권을 팔아넘기고도 이실직고하지 않는 뻔뻔스런 정권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는 탄핵소추의 단행이 필요함을 역설한 바 있다. 그런데 지난 2008년 촛불시위 때 탄핵을 단행하지 못하고 이제 정권 말기에 이르러 행동한다는 것은 일반 국민의 정서에는 다소 부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올해가 다시 대통령을 뽑는 해인 만큼 탄핵은 국가주권을 확고하게 지키지 못하는 인물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어서는 안 된다는 경종을 울리는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국민의 탄핵 대상으로 부각된 이명박 대통령의 실체를 새삼스레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그가 자신의 지위를 총체적으로 남용해 국가의 독립 주권을 사수하지 못하고 헌법을 정면으로 위반하게 된 배경을 쉽게 이해하려면 그가 대통령으로 출마하게 된 당시의 사정을 알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 사정은 대표적으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하 중수부)가 지난 4월 19일부터 공개 수사한 이른바 ‘파이시티 불법 비리’ 사건에서 드러나고 있는 뇌물이 이명박의 대선 자금으로 전용된 사실에서 알 수 있다. 이 사건에 연루되어 구속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파이시티에서 받은 돈을 당시 대선 캠프의 여론조사 비용으로 썼다고 자백했다. 그런데 당시 뇌물 공여자의 진술에서 확인되는 더 중요한 사실은 파이시티 사건에 연루된 인사들 거의 전부가 당시 이명박 서울특별시장의 측근 관료들이었을 뿐만 아니라 뇌물 액수도 61억원이 넘는다는 것이다.

우선 파이시티 불법 비리 사건의 전말을 알 필요가 있다. 이 사건은 이명박이 서울특별시장이던 시점인 2005년에 시작된다. 파이시티는 서울 양재동에 소재하는 화물터미널 부지의 용도를 변경하여 대형 복합 물류 단지로 개발하려던 시행사인데, 당시 서울특별시로부터 도시계획법상 인허가를 따내는 과정에서 공무원들에게 거액의 뇌물을 공여한 사건을 저지르게 된다. 당시 대표였던 이정배는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저지른 청탁 뇌물의 공여자로 지목되어 지금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사건에 연루된 인사들은 당시 대통령 출마 의욕을 갖고 있었던 이명박 시장과 도원결의를 맺은 양 충성을 맹세한 관료들이다. 그 가운데 일부는 이명박이 청와대 주인이 된 이후 청와대는 물론이고 정관계로 진출했는데,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파이시티 사건이 중수부의 그물에 걸려든 지난 4월 이후 언론에 오르내린 사람들 거의 모두가 이명박 정권의 실세 중의 실세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파이시티 사건은 이명박 측근들이 과연 그가 ‘대통령 자격’이 있는지도 전혀 의심하지 않은 채 ‘묻지마’ 대통령으로 추켜세운 과정에서 터진 권력형 대형 비리 사건이다. 여기에 직간접으로 연루된 인사들은, 언론이 지난 주말까지 보도한 내용만 보더라도, 이명박의 최측근이며 ‘방통대군’으로까지 불려 권력의 언론 장악에 앞장섰던 인물인 최시중과 박영준(당시 서울특별시 정무국장, 전 지식경제부 차관, 현재 구속)을 핵심으로 하며, 권재진(전 청와대 민정수석, 현 법무장관), 김효재(전 청와대 정무수석, 한나라당 국회의원, 현재 재판 중), 강철원(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 배건기(전 청와대 감찰팀장) 등의 이름이 오르고 있다. 중수부는 이번 사건의 핵심으로 박영준을 꼽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가 이정배 전 대표로부터 뇌물을 수수하게 된 계기는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영남 포항 인맥(‘영포라인’)이며 중개자로 활약했던 이동율(현재 구속 중)을 통해서였다.

박영준이 이명박 대통령과 직접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의 보좌관이었다는 계기였다. 그 후 이명박 정권의 출범 후에는 청와대 기획조정관과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을 역임하는 등 실세로 행세해 왔다. 그를 현 정권의 ‘실세’로 보는 것은 파이시티 비리 이외에도 이명박 정권 4년간 언론에 보도된 바 있는 무수한 권력형 비리에 직간접으로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카메룬 다이아몬드 스캔들’로 불리고 있는 CNK 주가 조작, 포스코 회장 선임 과정에의 개입은 말할 것도 없고, 가장 최근에는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과 그것의 은폐 조작 과정에도 개입한 혐의가 짙은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중수부는 박영준의 파이시티 비리 관련 뇌물 혐의를 1억7천만원의 인허가 청탁 대가만 적시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정배가 박영준과 최시중에게 건너간 것으로 본 액수가 61억원이 넘는 금액인 데에도 불구하고 박영준이 그 정도의 소액을 받고 또한 최시중이 8억원정도의 뇌물을 받았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설사 두 범인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정도의 금액을 수수했다 하더라도 나머지 50억원에 이르는 금액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중수부가 대중이 납득하기 힘든 금액의 편차에 대해서 면밀히 조사해야 할 것이며, 이것은 이명박 대선 자금에 대한 수사 없이는 찾을 수 없음이 분명하다. 중수부는 박영준의 인허가 비리만 수사하는 인상이며 최시중의 뇌물 자금 수수와 직접 관련된 대선 자금에 대해서는 수사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중수부는 ‘정치 검찰’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도 차제에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자금의 위법성에 대해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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