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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야기는 다시 ‘하나님’에게로 돌아갔다
인권위 앞에서의 또 하나의 사퇴 요구
박종주 기자 메일보내기

△ 국가 인권위 앞에서 1인 시위 하던 사람이 등에 매고 있던 사람 키 높이의 피켓.
ⓒ 프로메테우스 박종주
장애인 단체들의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사퇴 촉구 선언 기자 회견이 열리는 가운데, 한켠에서는 또 다른 사퇴 촉구 1인 시위가 열리고 있었다. 아니, 훨씬 급진적인 요구였다. 위원장 뿐 아니라 상임/비상임위원 전원의 사퇴와 국가인권위원회 해체를 요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바로 바른성문화를위한국민연합과 참교육어머니전국모임의 군형법 92조 유지 촉구 1인 시위였다. 군형법 92조는 군대 내에서 벌어지는 동성애(정확히는 성행위)를 상호 합의 여부에 관계없이 ‘계간(鷄姦, 남성 동성애를 닭에 비유해 비하한 표현)’으로 규정하고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조항이다.

장애인 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위해 “사진에 안 나오는 곳으로 비켜 달라”고 요구하자 “우리도 같은 주장을 하는 것”이라며 잠시도 비켜 주지 않던 이들은 기자가 피켓을 촬영하자 어디서 나왔느냐며, 잘 실어 달라고 부탁하는 말을 건넸다.

“형제님도 여기에 동의하시느냐”고 묻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더니 그러면 안 된다며 화들짝 놀란 표정이다. “사람이 사랑한다는데 왜 막으려 하느냐”고 물었더니 “하나님께서 안 된다고 하셨다” 한다. “믿음, 소망, 사랑 중에 사랑이 제일이지 않느냐”고 물으니 “그 사랑은 그 사랑과는 다르다”고 답한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정신적인 사랑을 해야지”라고 했다. “동성애도 마음으로 사랑하는 것”이라고 하니 “그래도 ‘현장’을 잡히면 처벌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묻는다. “잘못이 아닌데 왜 처벌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엄마 마음이 그런 게 아니다”란 말이 돌아온다. “모든 엄마들이 그런 마음은 아니더라”라고 말했더니 “그런 엄마들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나온 것”이라고 답했다.

“세상이 그렇게 쉬운 게 아니야, 동성애를 하면 얼마나 힘들게 되는데. 우리가 (동성애자들을) 개인적으로 싫어해서 이러는 게 아니라, 너무 힘들게 되니까 이러는 거야”라는 뜬금없는 말을 던지길래 “당사자들이 제일 힘든 법”이라며 “아무도 욕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면 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이야기는 다시 ‘하나님’에게로 돌아갔다.

“형제님도 어릴 때 교회 다녔지? 하나님이 꼭 되돌려 주실 거야, 잘 좀 써줘”, 그것이 내가 들은 마지막 말이었다.

“군대 내 동성애 허용되면 내 아들 군대 안 보낸다”라니, 부모의 지지 속에서 병역 거부 하는 사람이 하나쯤은 늘겠구나―하는 두 줄짜리 촌평을 쓸까 하고 사진을 찍었는데 생각지도 않게 말을 걸어오는 통에 글이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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