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05.20 (일) 20:01
전체기사 | 정치 | 사회 | 문화 | 인터뷰 | 포토뉴스 | 동영상뉴스 | 기획 | 연재 | 문제와 대안 | 국제 | 통계 | 대학 로그인회원가입독자센터
2009.01.12 14:14 프린트기사 원본복사가 가능한 심플모드입니다.
“환급금은 시혜, 기본소득은 권리”
임세환 기자 메일보내기

이명박 정부 들어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 중 그나마 긍정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정부가 직접 국민들에게 용돈을 주는 일이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해 말, 유가 환급금 명목으로 1인당 최대 24만원을 직접 지원했다. 설을 앞둔 지금, 정부는 또 다시 기업과 서민들에게 3조 1000억 원을 환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지난 해 유가환급금도 그렇고 현재도 그렇고 수급 당사자가 전 국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에는 수급 대상자에 기업까지 포함됐다. 또 중요한 것은 환급을 통한 직접적인 소득 보전이 월급 차원이 아니라 용돈 차원이라는 것이다. 정기성과 비정기성의 차이이며, 환급이 국민의 권리 차원이냐 정부의 시혜 차원이냐의 문제도 이와 관련된다.

좌우 공통의 고민 ‘구매력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지난 10년 동안 고용 대란을 해결할 수 있는 뚜렷한 대책은 보이지 않았고 그 결과 양극화가 심화됐다. 물가가 오르는데 반해 실질임금은 상승률 0% 수준이었다. 연쇄 작용으로 한국은 만성적인 내수 부진 국가가 됐다. 이 모든 과거의 결과로써, 전 세계 경제가 동시에 폭락하는 국면에서 한국은 수출-내수 동반 부진 상황에 빠졌다.

지난 10년 동안 노동자들만 희생하면서 살았는데, 이젠 수출로 성장해왔던 기업들도 희생해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규제 완화를 목 놓아 외치던 기업들도 지금은 우리들의 살 길을 보장하라며 정부를 바라본다. 물론 현재의 상황에서도 가장 많은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노동자 서민이다.

이명박 정부는 10년 전에 김대중 정부가 그랬던 것처럼 국민들에게 희생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희생만이 답이 아니라는 것 또한 생각할 것이다. 신자유주의자들은 위기의 경제 상황은 경제 전체가 수요-공급의 균형을 찾을 때까지 망할 기업, 망할 노동자들은 망하도록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들의 이상일 뿐이다. 10년 전 IMF외환위기를 경험한 이후 경제 위기 때 희생해봤자 위기 극복의 떡고물이 자신에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국민들은 희생 강요에 맞서 저항한다.

그리고 정부는 유권자들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다. 또 당장 한국 경제의 수출 비중을 경제위기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시킬 방법도 없다. 어떻게든 막힌 수출 길을 뚫고 수출길이 막힌 만큼을 내수에서 소비할 수 있도록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환급’이라는 대증 요법과 기본소득제도

쥐꼬리만 한 월급 통장으로 연명하는 사람들, 그런 쥐꼬리 월급 통장도 없는 사람들에게 명절은 대목이 아니다. 명절이 대목이 아니라는 것은 명절에 한몫해야 하는 기업들에게도 부담이다. 경기 부양의 책임이 있는 정부에게도 부담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기업과 서민들의 설 자금 수요를 고려해 휴면 환급금 찾아주기 658억원, 유가환급금 700억 원, 부가세 조기 환급금 2조~3조원 등 3조1000억 원을 설 연휴 이전에 지급한다”는 내용의 설 민생 및 물가안정 대책을 내놓았다.

17대 대선에서 사회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던 금민 사회대안포럼 운영위원장이 비슷한 방식의 국민에게 직접 소득을 보전하는 제도인 ‘국민기본소득제도’ 도입을 주장했다. 그는 대선에서 “기본적인 생존조차 어려울 정도로 부족한 현행 기초생활보장비를 국민 기본 급여로 확대 재편해 보편적, 적극적 복지를 실현하겠다”고 했다.

△ 금민 사회대안포럼 운영위원장(사회당 17대 대선 대통령 후보) ⓒ 프로메테우스 자료사진
금민 운영위원장은 정부의 환급 정책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내가 공약한 것은 모든 국민들 대상으로 한 급여이며 권리인데, 환급은 국민 일부에게만 시혜를 베푸는 용돈일 뿐”이라고 답했다. 국민들에게 직접 소득을 지원하는 제도가 절실하지만 환급은 올바른 방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금민 운영위원장은 “직접적인 소득 보전의 필요성은 국민주권의 실현에 필수적인 제반 조건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며 따라서 소득 보전 자체가 국민의 권리로 이해되어야 한다”며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기본소득제의 취지를 강조하고 “반면 정부가 간헐적으로 시행하는 환급은 국민의 권리로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선심성 정책, 대증요법식 정책으로 이해될 뿐”이라고 평가했다.

수급 대상에 있어서의 인식의 차이

금민 운영위원장은 17대 대선에서 헌법 제34조 1항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라는 문구를 “국민주권의 실현에 필수적인 제반 조건을 보장받을 권리”로 확대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본소득제의 취지를 헌법 개정의 차원으로까지 연결시키는 것에서 그가 기본소득 보장을 전 국민의 권리로 이해하고 있음을 확실히 알 수 있다.

반면 이명박 정부의 환급 조치는 지난 해 말의 유가환급금도 그렇고, 현재도 마찬가지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수급 대상에 기업을 포함시킨다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환급 정책의 특징이다. 또 이명박 정부의 환급 정책은 제도가 아니라 정부의 일시적인 조치 수준이다.

금민 운영위원장은 “정부의 환급과 같은 방식은 국민이 정부의 직접적인 소득 보전을 자신의 권리로 인식하는 것과 같은 주권 의식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시혜의 방식일 뿐만 아니라 도대체 수급의 기준은 무엇인지에 대한 논란을 부추기는 방식”이라며 평가 절하했다.

재원 마련 방식의 차이

사회복지의 문제를 주권의 문제로 판단해야 한다는 금민 운영위원장과 사회복지를 따뜻한 명절을 함께 보내기 위한 기부행위, 조치로 보는 이명박 정부의 차이는 재원 마련 방식에 있어서도 드러난다.

이명박 정부는 설 민생 및 물가 안정 대책 차원에서 환급 조치와 함께 금융권을 통해 저소득자를 대상으로 자금을 푸는 일시적 조치, 공무원들에게 돈을 걷어 사회복지시설에 위로금을 전달하는 조치 등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전 공공부문을 대상으로 합동후원금을 조성해 지역아동센터 등 사회복지시설에 설 명절에 시설 당 평균 100만원 정도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또 정부에서 잘 쓰지 않는 물품이나 통관 과정에서 몰수된 수입품들도 사회복지시설에 무상기증하기로 했다. 농.산촌 지역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사랑의 땔감 나누기’ 사업을 대폭 확대하고, 정부 비축 쌀 중 무상 또는 할인 공급하는 비중을 375억 원까지 늘리기로 했다.

금민 운영위원장은 이에 대해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임금을 떼서 사회복지시설을 지원한다는 것은 사회복지를 국민 전체의 권리의 차원으로 이해하지 않는 정책일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총 구매력을 높이는 방식도 아니”라며 “국민 주권의 향상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경제 위기 극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이와 같은 방식의 재원마련 정책은 대통령이 아니라 교회 장로나 생각할 수 있는 아이디어”라고 힐난했다.

금민 운영위원장은 “기본소득의 재원은 불로소득인 비생산 금융 부문에 대한 과세를 통해 마련되어야 하며, 이와 함께 생산 부문의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고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법인세 인하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2004-2009 ⓒ prometheus All right reserved.
> 임세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심포지엄]“금융시장자본주의는 수탈경제”


많이 본 기사 Hot Potatoes
“저기서 거래되는 건 우리의 미래...
소금꽃나무가 희망버스를 만나다
‘착한 삼성’은 가능할까?
진보 정치에 가까워지고 있는 자유...
“강정 바당 살려 줍서!”
좌파변혁정당만이 정리해고와 비정...
사진 갤러리 Photo Gallery

웹 자보

[떠날 수 없는 사람...
“떠날 수 없는 사람들 - 또 다른 용산, 집을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 * 일시 : 2012년 1월 18일...
문화
정치 | 사회 | 문화 | 인터뷰 | 포토뉴스 | 동영상뉴스 | 이성의 빛 | 문제와 대안 | 기획/연재 | 회사소개
사업자등록번호 105-86-77545 대표전화 02-716-7666 팩스 02-716-7668 서울특별시 마포구 성산로2길 26 6층
Copyright 2004-2012 ⓒprometheus. All rights reserved. prometheus@prometheus.co.kr